국방부, 서울·광주서 2차례 조선대 교수 해킹 시인
타지역 요원도 개입 가능성…“개인 소행” 발표 의문
기무사령부의 민간인 사찰 의혹 파문이 일파만파 커질 조짐이다. 광주·전남기무부대 요원 2명이 조선대교수전자우편 해킹 사실을 시인하고, 또다른 기무사 요원들도 이에 관여한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7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안규백 의원(민주당)은 “9월2일 광주에서 고정 아이피(IP)를 이용한 해킹 이외에 8월29일과 9월1일에도 서울 송파지역에서 유동 아이피를 이용한 해킹 시도가 있었는데 이를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국방부 승장래 조사본부장(육군 소장)은 “알고 있다. 과연 누가 왜 해킹을 시도했는지 수사중에 있다”고 답했다. 승 본부장은 9월2일 해킹과 관련해서는 “당사자들이 해킹을 시인했고 물증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기무사는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9월23일 “엄정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할 때까지만 해도 9월2일 해킹과 관련해서만 “당사자들은 아이디를 도용당했다고 얘기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후 수사에서 기무사 요원 2명이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전해진 뒤에는 “지역 기무부대 요원들이 개인적으로 벌인 일”이라는 비공식 해명을 내놓았다. 사실 2명의 요원이 개인적으로 해킹했다는 해명도 성립이 안 되는데, 8월29일과 9월1일 서울에서의 추가 해킹 시도까지 확인되자 기무사의 민간인 사찰은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추가 해킹이 드러난 것과 관련해 군 소식통은 “잠실 근처에 기무사 요원들의 관사가 있는데 이와 관련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규백 의원은 국감에서 배득식 기무사령관에게 “(8월29일과 9월1일) 서울에서 해킹을 시도하다 안 되니까, (9월2일) 광주에서 한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군 당국의 소극적인 수사 행태를 두고서도 뒷말이 나오고 있다. 장관 지시라면 국방부 조사본부가 직접 나서는 게 보통인데 광주지역 향토사단인 31사단 헌병대가 수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군 안팎에서는 ‘일개 사단 헌병대가 기무사를 상대로 제대로 수사할 수 있겠느냐’는 말들이 돌고 있다.

앞서 조선대 ㄱ 교수는 지난 9월5일 자신의 전자우편 등이 해킹됐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광주동부경찰서는 9월2일 광주 북구의 한 피시방에서 광주·전남기무부대 요원 2명의 아이디를 이용한 해킹이 있었음을 확인하고 사건을 군에 이첩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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